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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일직업

상가 바닥타일 작업

수원 호매실동에서 상가 신축건물에 바닥타일 작업을 하게 되었다. 며칠간 유유자적하다 일거리가 생기니 절로 힘이 나서 새벽같이 출발하였다. 집에서 거리도 비교적 가까운 편(보통 타일공들은 출퇴근 왕복 100km 안쪽으로 주행거리를 찍음)이라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운전을 하였다. 호매실동이면 새로운 부지에 꽤 많은 신축건물들이 들어서있었는데 지나가다보니 아파트에 이런 대형 현수막이 걸려있는 모습도 보았다.

 

 

신분당선이 원안대로 연장되지 않은듯한데 자세한 건 잘 ㅜㅜ...  하여간 도착해서 현장을 보니 꽤 넓은 평수(40평이 좀 안 됨)에 '쭈꾸미'를 먼저 잡아야 되는 여건이어서 며칠동안 작업을 해야될 듯 보였다. 쭈꾸미 작업은 '시다지'라고도 하는데 일명 바닥타일을 깔기 전에 바닥면을 평탄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당연히 일본말에서 유래한 것인데 쭈꾸미는 바닥몰탈의 일본말이라고 한다. 일본말은 현장에서 많이 쓰이니 거부감이 들더라도 일을 하려면 일단 알아듣는 것이 우선이니 일단 순응할 필요가 ㅎㅎ..

같이 오신 형님 2분과 나 이렇게 세 명이서 작업을 하였는데 맡아서 하는 형님이 따로 있었고 나는 그냥 날일로 일하는 조건이었다. 그런데 쭈꾸미 작업을 하려면 조공의 역할이 중요한데 레미탈을 나르는 일이 우선되어야 되기 때문인데 인력소에 현장반장이 지원을 요청하였는데 웬일인지 감감무소식이었다. 불길한 예감이 엄습해왔다. 같이 온 분들 중에 내가 제일 막내였기 때문이었다. ㅜㅜ 결국 레미탈을 나르고 바닥 나라시를 하면서 중간중간 일을 보조하며 물도 길어와야 했다. 뭐 요즘은 불평없이 일해야하는 시기인지라 묵묵히 나름 열심히 보조를 하였다. 가끔은 기공이 된 입장에서 조공의 시선으로 일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되며 다른 기공들의 일을 보는 것만으로도 노하우를 캐치할 때가 있다. 

타일 기술자들은 항상 열려있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보는데 본인의 기술이 최고라고 자부하는 것도 좋지만 본인의 고집으로 귀결될때가 많아 보인다. 각자가 배워온 길이 다르고 기술적 노하우가 다른 상황에서 쉽사리 양보하지 않아 현장에서 잡음이 일때도 있다.  여하간 타일기술에 대한 의견은 글을 연재하면서 내 생각을 간간히 올리도록 하겠다. 

첫 날은 레미탈로 쭈꾸미만 잡았는데 180포 정도가 들어가서 예상치 않게 많은 양이 들어갔다. 



트렌치 배수구가 길게 늘어져있어서 물구배를 정확히 신경써야 다음날 타일을 붙이는데 한결 수월하다. 타일은 200*200 타입이었고 다음날 압착시멘트로 질게 개어서 시공을 하였다. 타일 자체가 약간의 크기 차이가 있어서 메지 간격을 일정하게 뽑기가 어려워 조금씩 늘리고 좁혀가며 전체 선이 틀어지지 않도록 조정해가며 시공을 하였다. 역시 이것도 경험의 산물이라 미세한 차이를 그냥 신경쓰지 않고 붙이다 보면 난감한 상황에 맞닥뜨릴때가 있을 것이다. 바닥타일은 역시 관절에 무리가 많이 온다. 바닥타일만을 전문으로 하는 분들을 보면 간혹 존경심이 들 때가 있다. 많은 분들이 병원에 수시로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면서도 일을 그만두지 못하고 필드에 나온다. 

날이 갑자기 더워졌지만 대형선풍기 덕에 비교적 좋은 환경에서 일을 한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 상가 입구에서 하루종일 보도블럭을 깔고 있는 분들에 비하면 아주 양반이리라....



타일시공한 후에 결과물이 좋으면 나 스스로 흡족함을 느낀지만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속도를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어서 퀄러티는 베이스로 하고 속도까지 나오는 것을 당연하게도 생각한다. 결국 업자와 얘기하면서 이해시켜야 되는 면도 있어서 현장을 맡아서 하다보면 이것저것 신경쓸일이 많지만 그냥 날일 지원을 하러오면 본인일만 잘 신경쓰면 되서 날일만을 하는 기공분들이 많은 것도 현실이다. 

여름철에 일을 하니 편의점에서 얼음물과 음료수를 수시로 마셔서(최소 4팩 이상 마시는 것 같음) 몸에 이상징후가 오는 듯하다. 앞으로는 자제해야겠어 ㅜㅜ..  하지만 워낙에 추위를 잘 타는 체질이라 여름에 일하는 것이 추운 것보단 개인적으로 낫다고 본다. 며칠간의 시공을 마무리하고 마지막날은 좀 일찍 끝나서 집으로 돌아올 때 기분이 괜시리 좋아졌다. ㅋㅋ  이런 맛도 있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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