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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일직업

욕실 리모델링 작업


오늘은 오산시 가수동에서 아파트 리모델링을 시공하러 갔다. 평소 안면 있었고 현장에서 두루두루 같이 일하던 아는 형님(이하 '아형)이 같이 가자고 해서 날일을 하게 되었다. 원래 이런 평수가 작은 타일 리모델링 작업은 혼자 가서 작업을 마무리하는 것이 일상적이다. 원래 팀으로 같이 다니는 조공이 있으면 같이 가게 마련이지만 나나 아형은 외로운 독고 스타일이라 원래대로라면 혼자 시공하는 것이 맞지만 오늘은 몇 가지 사정도 있고 금액을 떠나서 그냥 같이 일하는 것도 심심하지 않고 괜찮다 싶어서 같이 오게 되었다. 

그런데 와보니 낯익은 주공아파트의 전면이 눈에 들어왔다. 5층짜리 단층건물에 엘리베이터가 없는 아파트... 예전 내가 초등학교, 중학교까지 살았던 똑같은 디자인의 아파트가 눈에 들어오니 새삼 정겨운 마음이 들었다. 사실 나는 지금의 고층아파트를 별로 선호하지는 않는다. 

출입구에서부터 새삼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는 경비실과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통과해야 하는 각종 비번들은 매번 짜증이 나고 지치기도 한다. 아파트 단지가 흡사 계층의 로고같은 역할을 하는 지금보다는 이런 예전 아파트들은 출입도 제한이 없었고 사람들 인심도 넉넉해 보였다. 

물론 시기상 재건축 계획이 당연히 있겠지만 외관은 초라하지만 실내공간을 적절하게 꾸며 리모델링을 한다면 사는데 큰 불편함이 있을 것 같진 않았다. 

일찍 도착했지만 집주인이 9시 넘어서 도착한다고 해 우리는 꼼짝없이 밖에서 쉬게 되었다. 

"야 그냥 쉬엄쉬엄 하자" 아형이 그늘진 정자에서 천천히 쉬면서 하자고 해 나는 "예, 뭐 천천히 하죠" 라고 답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그늘진 정자는 여러 사람들의 쉼터가 되기에 참 좋은 공간이다. 낮잠도 늘어지게 잘 수 있고 오손도손 얘기도 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다. 

집주인이 도착해서 안에 들어가보니 이런... 철거가 전혀 안되어 있었다. 악세사리 몇 개만 뜯어내만 된다고 들었는데 아형과 집주인간에 서로 의사소통이 안 되었나보다. 철거를 급하게 하는 도중 옆집에서 항의가 들어왔다. 원래는 공사하기 1주일이나 2주일전 쯤 공사계획을 공지하고 옆집 등에 직접 전달하는 것이 맞지만 잘 모르고 있었던 것 같았다. 문을 닫고 조심스레 철거를 끝내고 수도 배관쪽의 메꾸라 작업을 하고 전기와 설비 쪽의 마감을 대충 끝내고 타일을 붙이기 전 시간을 보니 10시 반이었다. 

"좀 서둘러야겠네... 오전에 벽타일은 다 끝내야지" 아형이 좀 급해진 듯 보였다. 원래는 2시나 3시쯤에 다 끝내고 갈 계획이었지만 철거가 지연되서 빨리 끝내기는 힘들어진 상황이었다. 좀 서둘러서 해서 점심을 좀 늦게 먹더라도 벽타일은 끝내놓고 밥을 먹는 것이 나아보였다.  



화장실 평수가 좁아서 들어가는 타일양이 그리 많지는 않아 진도는 빨리 나갔지만 벽상태가 그리 좋지는 않아 타일을 떼었다 다시 붙이는 횟수가 늘었다. 여하튼 1시 이전에 벽타일을 다 끝내고 식사를 하러 갔다. 벽 메지와 바닥타일은 금방 하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식사를 하러 갔다. 역시 둘이서 하다 보니 시간적인 여유도 생기고 급하게 행동을 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마음껏 쉬고와서 벽 메지를 넣고 바닥타일을 시공했다. 집주인도 중간중간 미리 마련하지 못한 자재 등을 사오면서 화장실 안을 유심히 보았지만 별 말이 없는 것으로 보아 대략 만족한 듯 보이기는 하였다. 

바닥타일도 벽과 메도시를 맞추면서 천천히 시공하였는데 이런 오래된 아파트의 특징이 바닥타일의 구배가 경사가 깊은 경우  그 위에 타일을 압착시멘트를 이용해서 덧방하는 것이라 시공하기가 좀 까다로울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이럴 때는 바닥 타일의 크기가 작은 타일을 사용하면 시공의 편이성이 조금 높아진다. 물론 건축주나 집주인의 취향을 최대한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시공의 편의적인 면을 조금 더 부각한다면 차후의 안전성과 품질 면에서 더 득을 보는 경우도 많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바닥메지까지 대략 끝내고 나오니 4시 반쯤 되어 있었다. 집주인에게 완료사진과 경과 상황을 대략 설명하고 정리하고 나오니 햇살이 아직도 뜨거웠다. 

"오늘 고생했고 음료수 한 잔하고 가자" 아형이 뜨거운 날씨에 목이 타는지 나에게 말했다. 언제나 현장이 끝나면 속이 후련해지는 감정이 있다. 단 하루짜리 시공이라도 만족한 시공이라면 자부심이 들고 불만족한 시공이라면 아쉬운 감정이 교차하는 뭐 그런거다. ㅋㅋ

욕실 리모델링을 생각하는 분들이라면 철거, 타일, 세팅 이 세 분야를 턴키시공처럼 맡아서 하면 진로가 밝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욕실 리모델링 수요는 계속 있을 것이고 업자들도 각각의 분야를 파트별로 나눠서 하다 보면 문제가 될 소지도 많고 해서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요즈음엔 경쟁이 많이 치열해지고 있어 예년만큼은 아니라 하는데 결국엔 본인의 시공능력과 영업실적이 좌우되게 마련인 듯 하다. 업자들도 좋아하는 성향의 시공자들이 있고 시공자들 역시 선호하는 업자가 있기 마련이다. 

괜스레 오늘은 옛날 생각이 많이 나는 현장이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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