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은 예전엔 아주 흔한 질병이었고 완치하기 힘든 병으로 알고 있었지만 요즈음은 결핵을 앓는 사람이 현저히 줄어들어 별로 신경을 쓰고 있지 않지만 결핵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예전에 우리나라는 ‘결핵 왕국’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으로 불린 적이 있으며 1960년대 이후 국가 차원에서 대대적인 퇴치 활동을 벌여 발병률은 낮아졌지만 아직도 결핵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꾸준하다. 결핵이 가난한 나라와 복지가 장려되지 않는 나라의 전유물만은 아닌 것이다.
인간이 결핵을 앓았다는 가장 오래된 증거는 고대 이집트인의 미라에서 볼 수 있으며 예전 문헌을 살펴보면 다양한 명칭으로 이 병을 명명했다. 결핵은 제대로 숨을 쉬지 못해 산소 부족이 생기므로 안색이 창백해 보여 흑사병 만큼이나 무서운 병이지만 얼굴이 하얗게 질려 죽기 때문에 ‘백색 흑사병’ 이라고도 불리웠다.
결핵균은 사람의 몸속에 기생해야만 안전하게 착지하고 자손을 퍼뜨릴 수 있었다. 이러한 생존 조건의 한계 때문에 결핵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도시에서만 번창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중세 유럽이 지나고 산업 혁명 발발 후, 상공업이 발달하자 도시의 빈민가들 틈에서 결핵은 다시 중흥기를 맞게 된 것이었다.
유럽에서 도시 빈민들의 증가와 어린아이들까지 동원되는 가혹한 노동으로 결핵은 기세를 올렸지만, 산업화가 더 빠르게 증가되어 그 과실이 노동자들에게까지 돌아가자 결핵의 기세는 한풀 꺾였다. 극심한 노동에서 벗어나기 시작하자 결핵에 대한 저항력도 강해져 결핵균이 몸안에 들어와도 쉽게 걸리지 않게 되었던 것이다.
이것은 결핵균을 발견을 했지만 치료법을 모르는 시기에 위생 수준을 개선하고 충분한 영양분을 공급하는 등, 환자의 면역성을 키우는 방법으로 병을 고치는 횟수가 늘어나게 되었다.
자연히 요양시설 등이 많이 지어져 따뜻한 일광욕과 신선한 공기, 영양가 높은 식단 등은 결핵을 치료하는 핵심적인 치료법이 되었다.
그 이후, 1930년대에 소결핵균의 독성을 줄여 순화게 만든 BCG라고 불리우는 백신이 개발되었고 백신의 효과는 확실한 것으로 입증되어 전 세계에서 20억 명 이상이 접종을 받았지만 유효성에 대해서는 아직도 논쟁 중이라 한다.
결핵균이 발견되어 세균에 대해 쓸 수 있는 항생제가 결핵치료의 대안으로 떠올랐지만, ‘설파닐아미드’는 부작용만 일으켰고 기적의 항생제 ‘페니실린’은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하지만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었고 ‘왁스먼’이란 사람이 흙속의 미생물에서 ‘스트렙토마이신’을 분리해 결핵 환자들에게 주입하자 경이적인 치료 성공률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투약한 지 얼마 안 되어 돌연변이가 나타났고 또다시 새로운 약물을 찾으려는 노력이 경주되었고 다양한 치료약물이 개발되었다. 이렇게 나중에 나온 여러 약물들을 같이 복용하여 2년여 정도만 약을 꾸준히 복용하면 완치되는 병이 되었고 결핵의 종말도 다가온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오늘날에도 여전히 결핵은 완치가 안 되고 있으며 결핵으로 인한 사망자수는 에이즈나 말라리아보다 더 많으며 후진국들의 주요한 사망원인이기도 하다.
아프리카,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등의 가난한 나라들은 빈곤한 영양상태에서 결핵균이 몸에 들어와 병을 발발시키며 결핵의 핵심은 바로 가난임을 알 수가 있다.
또한 선진국이라 하더라도 에이즈를 일으키는 HIV 감염의 확산은 결핵 발병률을 증가시키고 있다. 이런 현상은 인간의 면역 능력이 결핵균에 대항하는 가장 중요한 무기라는 사실을 반증하기도 한다. 20세기 후반 이후로 새로운 결핵 치료제가 나오지 않았고 나온다 하더라도 금방 내성을 갖춘 내성균의 출현이 예상되는 현실을 생각해보면 결핵에 대한 최선의 치료책은 고전적인 방법으로 치료하는 것이 최선일 듯 싶다. 항생제에만 의존한 전술은 결핵균에게 사실상 백기를 들었고 결핵균의 군비경쟁만을 유도해내고 말았다.
빈곤 상태를 퇴치하고 충분한 영양 공급을 하며 적당한 여가 활동 등을 병행하는 삶의 질 개선이 무엇보다 제일선의 치료법이 아닐까 한다. 최신 기술에 대한 오만함을 버리고 과도한 경쟁을 응원하는 문화를 폐기하고 가난한 이웃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는 것 등이 결핵을 완치하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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